퇴사가 가까워지면 가장 먼저 궁금한 건 하나다. 내 통장에 얼마가 찍히나. 회사가 알아서 계산해 주겠거니 하고 받는 대로 받는 사람이 대부분인데, 같은 연차 같은 월급이어도 평균임금을 어떻게 잡느냐, 일시금으로 받느냐 IRP로 받느냐에 따라 손에 쥐는 돈이 수백만 원 단위로 갈린다. 이 글은 “내 퇴직금이 대략 얼마이고, 세금에서 뭘 챙겨야 손해를 안 보나”를 직접 따져보려는 사람을 위한 글이다. 근로기준법과 국세청 퇴직소득세 계산방법을 직접 조회해 정리했고, 모든 공제표는 2026년 6월 기준 현행 값이다.
먼저, 나는 받을 수 있나
법정 퇴직금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조와 제8조에 근거한다. 조건은 두 가지인데, 둘 다 채워야 한다.
- 계속근로 1년 이상. 입사일부터 퇴사일까지 365일 이상 근무.
- 4주 평균 주 15시간 이상. 주 15시간 미만 단시간 근로자는 빠진다.
이 둘만 채우면 정규직이든 계약직이든 아르바이트든 가리지 않고 받는다. 반대로 함정도 여기 있다. 11개월 29일만 일하고 그만두면 단 하루 차이로 퇴직금은 0원이다. 퇴사일을 본인이 정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입사 1년이 되는 날을 넘기고 나가는 것만으로 한 달치 평균임금이 생긴다. 이건 의외로 많이들 놓친다.
계산 공식은 사실 단순하다
퇴직금 = 1일 평균임금 × 30일 × (재직일수 ÷ 365)
1년 일할 때마다 30일분, 그러니까 대략 한 달치 평균임금이 쌓인다고 보면 된다. 재직일수를 365로 나누니까 6개월을 더 다니면 0.5년분이 더 붙는다. 여기서 진짜 변수는 “1일 평균임금”을 얼마로 잡느냐다.
1일 평균임금에서 승부가 갈린다
1일 평균임금 = 퇴직 전 3개월 임금 총액 ÷ 그 3개월 총 일수
「근로기준법」 제2조의 평균임금에는 기본급만 들어가는 게 아니다. 정기적이고 일률적으로 주는 식대, 교통비, 직책수당에 더해 정기상여금과 연차수당의 3개월 환산분까지 포함된다. 회사가 기본급만 가지고 계산해 주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그러면 받을 돈을 덜 받는다. 급여명세서를 펴놓고 어떤 항목이 매달 일정하게 들어오는지 직접 확인해야 한다. 비정기 성과급은 보통 빠진다.
하나 더. 계산한 평균임금이 통상임금보다 적게 나오면, 통상임금을 평균임금으로 본다(근로기준법 제2조 제2항). 퇴사 직전 무급휴직이나 결근으로 3개월 급여가 평소보다 쪼그라든 사람을 위한 안전장치다. 직전 석 달 월급이 유난히 적었다면 이 조항을 반드시 챙겨라.
실제 숫자로 계산해보기
최근 3개월 월급 350만 원, 3년 6개월(1,278일) 근무한 A씨로 돌려보자.
| 항목 | 내용 |
|---|---|
| 재직일수 | 3년 6개월 = 1,278일 |
| 최근 3개월 임금 총액 | 1,050만 원 (350만 × 3) |
| 3개월 총 일수 | 92일 (예: 31+31+30) |
| 1일 평균임금 | 1,050만 ÷ 92 ≒ 114,130원 |
| 퇴직금 | 114,130 × 30 × (1,278 ÷ 365) ≒ 약 1,198만 원 |
3개월 총 일수는 퇴사일 직전 달력 기준이라 89~92일 사이로 움직인다. 사소해 보여도 일수가 적은 달에 걸리면 1일 평균임금이 커지고 퇴직금이 조금 늘어난다.
정기상여금이 있으면 결과가 꽤 달라진다
연 상여금 400%(기본급의 4배)를 받는 사람이라면, 그중 3개월분인 100%(월급 1개월분)가 평균임금에 더해진다. 월급 300만 원, 근속 3년, 직전 3개월 91일로 같은 조건에서 상여금만 넣고 빼봤다.
| 구분 | 상여금 미포함 | 상여금 포함 |
|---|---|---|
| 3개월 기본급 | 900만 원 | 900만 원 |
| 3개월분 상여금 | 없음 | 300만 원 |
| 3개월 임금 총액 | 900만 원 | 1,200만 원 |
| 1일 평균임금 | 900만 ÷ 91 ≒ 98,901원 | 1,200만 ÷ 91 ≒ 131,868원 |
| 퇴직금(3년) | 약 890만 원 | 약 1,188만 원 |
같은 월급인데 상여금 포함 여부 하나로 약 300만 원이 벌어진다. 그러니 순서가 중요하다. 내 급여 항목 중 무엇이 평균임금에 들어가는지부터 확인하고, 그다음 금액을 따진다. 손으로 계산하기 번거로우면 고용노동부 퇴직금 계산기에 급여 항목을 그대로 넣어보면 된다. 직접 입사일과 급여를 넣어보니 위 공식과 같은 값이 나온다.
퇴직금에 붙는 퇴직소득세
퇴직금에도 세금이 붙는다. 다만 한 해에 번 돈이 아니라 여러 해 쌓인 돈이라는 점을 반영해서, 근속이 길수록 세금이 확 줄어드는 구조다. 국세청 퇴직소득세 계산은 이 순서를 따른다.
- 퇴직금에서 근속연수공제를 뺀다.
- 남은 금액을 1년치로 환산한다. 환산급여 = (퇴직금 – 근속연수공제) × 12 ÷ 근속연수.
- 환산급여에서 환산급여공제를 빼 과세표준을 만든다.
- 기본세율(6~45%)을 매긴 뒤 다시 ÷12 × 근속연수(연분연승)로 최종 세액을 구한다.
복잡해 보이지만 핵심만 보면 된다. 공제를 두 번 빼주기 때문에, 근속이 짧고 퇴직금이 크지 않으면 실제 퇴직소득세는 0원에 가깝다.
근속연수공제 (현행 기준)
2023년부터 공제액이 크게 올라갔다. 그런데 인터넷에 떠도는 옛날 표(5년 이하 30만 원 같은)가 아직도 검색 상단에 뜬다. 그 표로 계산하면 세금을 실제보다 훨씬 많게 착각하게 된다. 현행 값은 이렇다.
| 근속연수 | 공제액 |
|---|---|
| 5년 이하 | 100만 원 × 근속연수 |
| 6~10년 | 500만 + 200만 × (근속연수 – 5) |
| 11~20년 | 1,500만 + 250만 × (근속연수 – 10) |
| 20년 초과 | 4,000만 + 300만 × (근속연수 – 20) |
10년 근속이면 공제액은 500만 + 200만 × 5 = 1,500만 원, 20년이면 4,000만 원이다. 옛 기준(10년 400만 원)과 비교하면 공제가 몇 배로 커졌다. 그만큼 세 부담도 줄었다.
환산급여공제
근속연수공제를 빼고 1년치로 환산한 금액(환산급여)에서 한 번 더 깎아준다.
| 환산급여 | 공제액 |
|---|---|
| 800만 원 이하 | 전액 공제 |
| 800만 ~ 7,000만 원 | 800만 + (초과액 × 60%) |
| 7,000만 ~ 1억 원 | 4,520만 + (초과액 × 55%) |
| 1억 ~ 3억 원 | 6,170만 + (초과액 × 45%) |
| 3억 원 초과 | 1억 5,170만 + (초과액 × 35%) |
정확한 예상 세액은 직접 두드려 보는 게 빠르다. 국세청 홈택스의 퇴직소득세 계산방법 안내와 홈택스 모의계산에 퇴직금과 근속연수를 넣으면 된다.
내 조건으로 실수령액 계산
위 계산을 내 숫자로 해보고 싶다면 두 칸만 채우면 됩니다. 퇴직소득세와 지방소득세까지 뺀 실수령액이 바로 나옵니다.
구간별로 보면 세금 부담의 감이 옵니다.
| 월평균임금 | 근속 | 퇴직금(세전) | 세금 합계 | 실수령 |
|---|---|---|---|---|
| 300만원 | 5년 | 1,500만원 | 17.6만원 | 1,482.4만원 |
| 400만원 | 10년 | 4,000만원 | 48.4만원 | 3,951.6만원 |
| 600만원 | 20년 | 12,000만원 | 209만원 | 11,791만원 |
근속이 길수록 근속연수공제가 커져서 세 부담이 확 낮아집니다. 20년 근속이면 퇴직금이 1억을 넘어도 실효세율이 2% 아래에 머무는 이유입니다. 반대로 근속이 짧은데 금액이 큰 경우가 세금에서 제일 불리합니다.
일시금 vs IRP, 나라면 IRP로 받는다
퇴직금을 한 번에 현금으로 받을 수도 있고, IRP(개인형 퇴직연금) 계좌로 받을 수도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당장 그 돈을 통째로 쓸 데가 없는 한, 나라면 IRP로 받는다. 이유는 두 가지다.
- 과세이연. IRP로 이체하면 그 시점에 퇴직소득세를 떼지 않는다. 실제로 찾을 때 낸다. 그동안 세금 낼 돈까지 계좌에서 굴릴 수 있다.
- 연금으로 받으면 세금 자체를 깎아준다. 55세 이후 연금으로 나눠 받으면 퇴직소득세를 감면해 준다.
| 수령 방식 | 퇴직소득세 부담 |
|---|---|
| 일시금 수령 | 100% 납부 |
| IRP 연금 수령 (연금수령 10년차까지) | 30% 감면, 70%만 납부 |
| IRP 연금 수령 (11~20년차) | 40% 감면, 60%만 납부 |
| IRP 연금 수령 (21년차부터) | 50% 감면, 50%만 납부 (2026년 신설) |
일시금 기준 퇴직소득세가 1,000만 원인 사람이라면, IRP로 10년 이상 연금 수령 시 600만 원만 내고 약 400만 원을 아낀다. 2026년 1월 이후 수령분부터는 21년차 이상 구간에 50% 감면이 새로 생겨서, 길게 나눠 받을수록 유리해졌다. 한 가지 팁이 있다. 연금수령 연차는 실제로 첫 연금을 받기 시작한 해부터 센다. 그래서 55세에 당장 큰돈이 필요 없어도 월 몇만 원이라도 수령을 개시해 두면 연차가 쌓여 나중 세금이 줄어든다. 퇴직금 세금과 IRP 세제 혜택은 퇴직연금 IRP 세금 혜택 정리에서 더 깊게 다뤘다.
받는 절차와 14일 규정
- 인사팀에 퇴직 의사를 전달한다.
- 회사가 평균임금과 재직일수로 퇴직금을 산정한다. 지급 기한은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다(근로기준법 제36조).
- 본인 명의 IRP 계좌 또는 일반 계좌로 입금받는다. 단 퇴직연금(DC/DB) 가입자이거나 55세 미만이면 원칙적으로 IRP 계좌로 받아야 한다.
여기서 많이들 모르고 그냥 넘어가는 부분이 있다. 14일이 지나도 안 들어오면 손 놓고 기다릴 필요가 없다.
- 지연이자 연 20%. 14일을 넘기면 그다음 날부터 지급일까지 연 20% 지연이자를 청구할 수 있다(근로기준법 제37조, 시행령 제17조). 당사자끼리 “조금 늦게 줘도 된다”고 합의했어도 이 의무는 사라지지 않는다.
- 진정·신고. 고용노동부 고객상담센터(국번 없이 1350)나 관할 지방고용노동청에 임금체불 진정을 넣을 수 있다.
- 미지급 사업주는 형사처벌(벌금) 대상이 된다.
중간정산, 함부로 하면 세금에서 손해 본다
퇴직금 중간정산은 원칙적으로 금지다.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시행령」 제3조에 정해진 법정 사유에만 가능하다.
| 중간정산 가능 사유 | 요건 |
|---|---|
| 무주택자의 주택 구입 | 본인 명의 구입 (횟수 제한 없음) |
| 무주택자의 전세금·보증금 | 주거 목적, 한 사업장 근무 중 1회 한정 |
| 6개월 이상 요양 의료비 | 본인·배우자·부양가족 요양, 연 임금총액의 12.5% 초과 부담 |
| 5년 이내 파산선고 또는 개인회생 | 신청일 기준 역산 5년 이내 |
| 임금피크제 시행 | 정년 연장·보장 조건으로 임금이 줄어드는 경우 |
| 소정근로시간 단축 | 1일 1시간 또는 1주 5시간 이상, 3개월 이상 계속 |
| 재난 피해 | 고용노동부 고시 천재지변 등 |
사유에 해당해도 한 번 더 생각하라고 권하고 싶다. 중간정산을 받으면 그 시점부터 근속연수가 다시 1년부터 시작한다. 앞에서 본 근속연수공제는 근속이 길수록 커지는데, 정산으로 근속을 끊어버리면 공제가 줄고 결국 나중에 퇴직소득세를 더 낼 수 있다. 급한 돈이 정말 필요한 상황이 아니라면 신중히 결정하는 게 맞다.
퇴직연금(DB·DC)이면 계산이 다르다
회사가 퇴직연금제도를 운영하면 금액이 정해지는 방식부터 달라진다.
| 구분 | DB형 (확정급여형) | DC형 (확정기여형) |
|---|---|---|
| 퇴직금 결정 | 퇴직 시점 평균임금 기준 정산 (법정 퇴직금과 같은 수준) | 매년 임금총액의 1/12 이상 적립, 운용 결과로 변동 |
| 운용 책임 | 회사 | 근로자 본인 |
| 유리한 경우 | 임금 상승률이 높은 직장 | 직접 굴려 수익을 낼 자신이 있는 경우 |
DC형이라면 솔직히 경고하고 싶은 게 있다. DC형은 본인이 운용 지시를 해야 하는데, 가입해 놓고 방치하는 사람이 정말 많다. 그러면 적립금이 원리금보장상품(예금 수준 금리)에 묶여 몇 년이 지나도 거의 안 불어난다. 입사할 때 한 번 설정하고 잊어버리지 말고, 1년에 한 번이라도 적립금 구성을 들여다보는 걸 권한다.
퇴직금 확인에 쓰는 공식 도구
- 고용노동부 퇴직금 계산기. 입사·퇴사일과 급여 항목을 넣으면 자동 계산된다. 가장 공식적인 값이다.
- 국세청 홈택스 퇴직소득 모의계산. 예상 퇴직소득세를 확인한다.
- 거래 은행·증권사 퇴직연금 앱. DB/DC 적립금 현황과 예상 수령액을 본다.
퇴사 전에 꼭 챙길 5가지
- 1년 = 30일분. 1년 근무마다 약 한 달치 평균임금이 쌓인다. 1년에서 하루라도 모자라면 0원이다.
- 정기상여금·연차수당도 평균임금. 빼고 계산하면 손해다. 명세서 항목부터 확인하자.
- 평균임금이 통상임금보다 적으면 통상임금으로. 직전 3개월 급여가 평소보다 적었다면 반드시 챙겨라.
- 근속연수공제는 2023년 이후 크게 상향. 옛 표로 계산하면 세금을 실제보다 많게 착각한다.
- 14일 넘기면 연 20% 지연이자. 청구할 수 있고, 고용노동부 1350으로 신고도 된다.
본 글은 정보 제공 목적이며, 개별 근로 조건과 급여 항목에 따라 퇴직금과 세금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정확한 금액은 고용노동부 퇴직금 계산기, 국세청 홈택스 모의계산을 이용하거나 회사 인사팀에 확인하시기 바랍니다.